올 여름 후쿠오카 여행에서 방문한 료칸을 추천해보려고 한다.
유후인은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료칸으로 유명한 마을인 만큼 지난번에도 이번에도 료칸에 숙박했다. 다만, 지난번에는 남편과 둘이어서 유후인까지는 '유후인노모리'라는 기차를 탔고, 유후인 역에서 내려서 꽤 걸어가야하는 거리의 적당한 가격의 료칸을 예약했었다.
이번 여행은 아들딸과 네 가족의 여행이기 때문에, 유후인까지의 이동도 렌트카를 이용했고, 그래서 숙소의 위치는 상관이 없었지만, 네 가족이 잠을 자기에 충분한 규모의 방이면서, 방에 온천이 딸려있는 곳을 서치했었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같이 목욕을 할 수 있기도 하고, 아무때나 노천탕을 이용하기에는 아무래도 공동 욕탕보다는 방에 딸려있는 온천이 편하기 때문.
그렇게 우리가 선택한 곳은 "쿠츠로기노야도 나나카와", 위치는 아래 구글 맵을 참고!
https://maps.app.goo.gl/sNAgSPF1AWjJpBuK6
유후인역에서 걸어서 이동하시는 분들에게는 꽤나 먼 거리이기 때문에 선택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유후인 내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스팟인 '플로랄 빌리지'와 '긴린코호수'가 매우 근거리에 있기 때문에, 이 곳을 방문할 예정이신 분들이라면 역에서 택시를 이용해서 도전해볼만 하겠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인 것은, 렌트를 한 우리도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 일본 네비게이션은 맵 코드를 찍는 편이 정확도가 높긴 한데, 우리는 이 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료칸 이름을 치고 가다가 길을 찾지 못해서 꽤 길을 헤맸다. 결국 료칸에 전화를 걸어서 현재 위치를 말하고 알려주는대로 찾아가긴 했다. 내 경우는 일본어가 가능해서 안내를 받을 수 있었지만, 유후인 료칸은 영어가 원활한 직원이 없는 경우도 꽤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소통이 안된다면 찾아가기가 꽤 어려울 수 있겠다. 한 가지 힌트라면 바로 옆의 료테이 타노쿠라 료칸과 주차장을 함께 쓰고 있기 때문에 이 료칸으로 검색을 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굉장한 감동 포인트라면, 일본은 서비스업에 진심인 부분이 있다는 것인데, 우리가 길을 헤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직원이 꽤나 앞까지 나와서는 우리 차 앞에서 주차장까지 뛰어가며 안내를 해 주었다. 8월의 한 여름, 사람들이 많은 길 한가운데에서 우리 차를 여러번 뒤돌아보며 자기만 따라오라며 땀을 뻘뻘 흘리며 안내해주던 그 직원의 모습에 우리 가족 모두 놀라고 말았고, 그 직업정신에 경외심마저 들었었다.
료칸은 그 입구부터 방으로 들어가는 길 곳곳이 매우 고즈넉한 분위기였다. 유후인의 료칸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 곳은 료칸 전체가 꽤 넓은듯 했는데, 방으로 가는 길 골목골목은 또 아주 아늑했다.
우리가 선택한 방은 복층으로 이루어진 패밀리룸이었고, 배정받은 룸 이름은 '사쿠라'(벚꽃)였다. 방 사진은 호텔 사이트를 참고했으면 좋겠고 (안찍었음..ㅎㅎ),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신발장에서 약간 단층을 높이 올라간 곳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거실로 이어지는 중문이 있다. 중문을 열고 들어가면 1층인데, 작은 테라스가 딸려있는 좌식 거실과 그 옆에 화장실, 그리고 실내와 노천에 작은 온천탕이 각각 있었다. 2층에는 꽤 널찍한 싱글베드가 두개 있고, 약간 층을 달리한 좌식공간이 있어서 그 곳에 요를 깔고 아이들을 재울 수 있었다.
료칸하면, 가이세키(저녁식사)가 가장 기대되는 부분인데, 그래서 조식/석식 포함으로 예약했고, 가이세키가 찐으로 성대하게 나왔다. 체크인때 저녁과 아침식사할 시간을 미리 정해두고 그 시간에 방문하면 우리 가족만 이용할 수 있는 룸으로 안내해주는데, 가이세키는 코스가 정말 끝도 없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은 그저 일부분...
다만, 아이들의 경우 초등학생은 간략한 원테이블 식사가 제공됐고(그 마저도 많았음), 미취학에 어린이집에 다니는 우리 막내를 위한 것이라곤 밥과 김, 국 정도만 나왔다. 사실 요맘때 아이들은 그것만으로 충분한 식사가 가능하긴 하지만, 어른들 식사 코스가 매우 길기 때문에, 조금씩 아이와 나눠먹어도 충분했다.
료칸에서 긴린코호수까지는 걸어서 5분정도도 걸리지 않았는데, 우리 아이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조식을 먹기 전에 간단히 아침 산책을 다녀오기에도 아주 좋았다. 원래 긴린코호수는 새벽에 가면 물안개가 멋지게 껴있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아침 7시쯤 갔을 때에도 물안개를 볼 수 있었다. 일본의 도깨비라고 불리는 '갓파'가 나온다는 신화로도 유명한 호수인데, 엄청 커다란 사이즈의 잉어들이 돌아다녀서 잉어들이 싸우는(!) 구경도 하고, 꽤나 재밌었다.
믿길지 모르겠지만, 아래 사진은 석식이 아닌 조식 사진이다. 조식은 코스요리로 나오지는 않지만, 석식때와 마찬가지로 룸에서 제공되고, 이미 한상 가득 차려져있기 때문에 앉아서 먹기만 하면 된다. 아침을 다 먹으면 차를 추가로 줬던것 같긴 하다.
이 료칸은 룸마다 담당 직원이 정해져있는 시스템인데, 우리 룸을 담당했던 직원이 체크인때 방에 들어와서 이런저런 설명과 석식/조식 시간을 정해주었고, 석식/조식때 서빙 등을 담당해주기도 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덥던 한여름이었는데, 두꺼운 기모노에 땀이 가득 맺혀있었지만, 한번도 싫은 얼굴을 하지 않고 아주 정중하고 친절하게 대응해주어서 정말 돈이 아깝지 않은 숙박이었다.
체크아웃한 뒤에 우리 차가 주차장을 떠날 때까지 이 직원이 마중나와서는 좋은 여행되시라며 이런저런 스몰토크를 주고받았는데, 왜 계속 안들어가시나 싶어서 보니 떠나가는 우리 차 뒤에서 90도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봤다. 아마도 그것이 손님을 배웅하는 매뉴얼인가보다 하고 생각은 했지만 그럼에도 그 마지막 모습까지 참 인상깊었다.
아, 그러고보니 비용을 안썼다. 일본의 료칸은 우리나라의 '여관'과 같은 이름이지만, 온천이 있고 호텔보다 더 정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는 곳이라서 기본적으로 가격대가 비싸다. 유후인의 료칸도 온천이 딸린 방이고 석식을 추가한다면 보통 50만원을 훌쩍 웃돈다. 우리가 묵은 이 곳의 경우, 8월 극 성수기 가격으로 약 80만원 정도 했던 것 같다. (일본 엔으로 약 9.5만엔 정도였던 것 같다)
비싸긴 하지만 아이들과 일본 료칸을 체험한다면 한번쯤 묵어볼만한 곳인 것 같다. 우리는 다음에도 유후인에 간다면 재방문 의사가 매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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